9월의 기록이야기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작성일
2020-09-01 18:33:43
작성자
경상남도기록원
조회수 :
451
9월의 기록이야기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안녕하세요, 보름달이 환하게 뜬 걸 보고 제가 생각나 이렇게 전화를 주시다니요.
올해는 그리운 분들을 좀처럼 만나 뵙기 어려웠는데,
추석 달이 떠오른 김에 저도 안부전화를 드려야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추석은 늘 마음이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덥거나 춥지 않아 생활하기에 편리하였고,
봄·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을 수확하고 맛보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감사한 일은 그리웠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는 즐거움이었습니다.
9월의 기록이야기에서는 추석, 그 중에서도 만남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1976년 재일동포 한식성묘단 고국방문 성묘(국가기록원 소장)


2016년 마산만날제(창원시 소장)
 

  ‘반보기’라는 세시풍속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추석 즈음 농한기에 여성들이 일가친척이나 친정집 가족들과 양쪽 집의 중간 지점에 만나
회포를 푸는 풍속을 말합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중로中路보기, 중로상봉中路相逢이라고도 합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만날 고개’는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가 서로를 그리워하여
음력 팔월 열이렛날에 고개에 올랐다 우연히 상봉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입니다.
차량이 없던 시절에는 만날 고개로 오가는 사람이 많았고,
일대 주민들은 매년 추석 즈음이 되면 이곳으로 와 서로의 안부를 묻고 회포를 풀었습니다.
1998년부터는 ‘만날제’라는 이름의 민속 축제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국에 방문하기 힘든 여성결혼 이민자들이 추석 등 명절에 친정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 주는 사업도 있습니다.
경상남도의 경우 2010년부터 ‘다문화 가족 친정나들이 지원사업’을 통해
친정을 방문할 수 있도록 왕복항공료를 여성결혼 이민자들에게 지원합니다.

  반면에 간절히 그리운 이를 만나고 싶었으나 근현대사와 맞물려 슬픔을 겪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에 1970년대부터는 실향민들의 합동 추석 망향제가 열리고,
1975년 추석부터는 조총련계 재일 교포가 성묘를 위해 모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재일교포들은 대부분 일제시기에 징용·징병으로 강제로 끌려갔다
해방 후에도 귀국의 기회를 놓치고 일본에 정착한 사람들로,
65만 재일동포의 95% 이상이 남한 출신이었으며 그 가운데 68% 정도가 경상도 출신이었습니다.

  그러나 1945년 해방 이후 분단을 거치면서 이념의 차이로 조총련계 재일교포들은
모국 방문이 어려웠다가 1975년에야 비로소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모국방문단은 1차 1,050명을 시작으로 많은 때는 6,000여명의 재일동포들이 성묘를 위해
그리고 고향 친지들과의 상봉을 위해 입국하였습니다.

  벌써 올해의 절반이 넘게 지나갔습니다만 코로나 19 등 돌아보면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가족과 이웃, 친구 등과 서로 의지하면 잘 이겨 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라는 말처럼
대면하지 않더라도 문자, 영상통화 등을 활용하여
소중한 사람들과 마음으로 함께 할 기회를 많이 만들고,
자칫 소외되기 쉬운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마음을 나누고 실천하는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1996년 9월 26일 추석을 맞아 통일전망대를 찾은 실향민들(한국정책방송원 소장)


2018년 9월 7일, 추석명절 다문화가족 친정방문 참가가족 발대식(경상남도 소장)
 

참조 한국세시풍속사전
       국가기록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창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