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기록이야기 :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역사의 페이지, 부마민주항쟁

작성일
2020-10-07 17:48:39
작성자
경상남도기록원
조회수 :
406
10월의 기록이야기 :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역사의 페이지, 부마민주항쟁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온에 부쩍 가을이 왔다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한여름 더위가 힘들다 싶으면 조금씩 가을이 오기 시작하고,
겨우내 추위로 웅크렸던 마음은 봄이 오며 하나둘 맺히는 나무의 꽃망울에 풀어집니다.
이렇듯 우리가 극한의 계절을 참을 수 있는 이유는 곧 또다시 계절이 바뀔 것이란 믿음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주화는 어떨까요?
이번 기록이야기에서는 부마민주항쟁 당시 기록들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마산 회원파출소 모습
(창원시 소장)


2009년 10월 18일 부마민주항쟁 30주년 기념 경남대학교 내 부마민주항쟁 시원석
(창원시 소장)

1960~1970년대 경상남도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빠른 양적 팽창과 산업구조의 고도화 등 다양한 현상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자 유신 정권의 등장, 제2차 석유파동으로 인한 불황, 부가가치세의 도입,
YH사건 등의 영향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민심은 크게 악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 1979년 10월 16일부터 10월 20일까지
부산 및 마산 지역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학생들을 시작으로
청년층 실업자와 노동자 등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로 일어났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들 넷 중에 제가 셋째니까 나 하나 없어도 괜찮다고 했어요.……(중략)……
그러면 이걸 하고나면 그 다음에 잡혀갈 것이고 말도 못할 고생을 할 것이고
또 변변한 직업조차 구하지 못할 것이고……(중략)……인생을 걸고, 목숨을 걸고 한 거죠. (당시 경남대학교 대학생)”

 
마산의 경우 경남대학교에서 시작되어 마산 시가지 전역으로 시위가 번지며,
18일 저녁의 경우에는 남성파출소 사거리, 창동, 시민극장 등 시내 중심가를 시민 1만여 명이 가득 메우기도 하였습니다.
 
“시위 군중들이 스크럼을 짜면서 올 때 외쳤던 구호들은
독재타도나 이런 것들은 귀에 익고 아직도 생생합니다.……(중략)……
앞열에 있던 사람들이 의기도 양양했고 분기탱천했던 얼굴이고 피끓는 청춘들이었으니까.……(중략)……
그거를 보는 순간 아 이게 그 앞에 있었던 전사나 시대적 상황도 그랬고,
그래서 어떤 시민들이라도 야 이게 그 정말 이렇게 폭발할 만한 시점에 비등점에 다달았다 라는 생각을 했고. (당시 공단노동자)”
 
“창동사거리를 중심으로 이쪽 저쪽에서 사람들이 다 쭉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었어요.……(중략)……
독재 타도, 유신 철폐 구호 외치니까 다 따라하고,
그리고 대열이 되니까 함성도 커지고 다같이 하나가 되고 공유가 되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태권도 도장 관장)”
 
“정권이 워낙 독재가 심한데 학생들이 나서지 않으면
바뀌지 않겠다는 생각에 순수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그러더라고요.
시민들도 그렇다고 봅니다. 상가 셔터를 내리고 있어도 시위대가 도망가면 다 슬쩍 숨겨주기도 하고……(중략)……
수출자유지역에서 퇴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또 참여를 했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들도 뭐 대단한 목적을 가지고 참여했겠습니까?
다만 우리 사회가 뭔가 잘못됐다는 의사 표현을 하려고 순수한 마음에서 참여했겠지요. (당시 고등학교 학생)”

 

부마민주항쟁을 통하여 오랜 군사 독재 정권이 끝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부마민주항쟁은 여러 시민 계층의 참여를 통해
일반 시민이 사회 변혁의 주체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19년에는 부마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40주년 기념행사가 경남대학교에서 정부 주관 공식 기념행사로 치러졌으며,
12월에는 「경상남도 부마민주항쟁 기념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부마민주항쟁 기념과 정신 계승을 위한 행사와 관련자 및 유족 명예 회복을
위한 사업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3·15의거부터 6월 민주화의 봄까지 우리 현대사가 걸었던 길을 떠올리면
민주주의는 계절의 변화처럼 결코 시간이 지나 자연스레 얻어지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2019년 부마민주항쟁 기념 및 조례 제정 경상남도의회·부산광역시의회 공동토론회
(경상남도 소장)


2019년 10월 16일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경상남도 소장)

참조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창원시
         경상남도사편찬위원회, 『경상남도사』, 2020.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엮음], 『부마민주항쟁 증언집 마산편 2』, 2019.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엮음], 『부마민주항쟁 증언집 마산편 3』,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