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보는 겨울 풍경#2 _ 설날 이야기

작성일
2025-01-24 14:46:19
작성자
경상남도기록원
조회수 :
40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어릴적 설날이 되면 늘 부르는 노래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 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노래에서 보면 까치 설날은 설날의 전날, 즉 섣달 그믐날입니다.  왜 하필 기러기, 독수리, 비둘기도 아닌 까치일까요?

언제부터 설날 전날이 까치 설날이 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그믐날을 아찬 설’, ‘아치 설이라고 불렀는데, 아찬, 아치는 순 우리말로 작은 것을 뜻합니다.

설 전날을 작은 설이라는 의미로 불렀다는 것인데, 아치 발음이 까치와 비슷하여 까치 설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까치를 길조, 즉 복과 좋은 소식을 가져다 주는 새로 여겼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새해에 행운과 복을 가져다 주는 의미로 까치 설날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1961.12.31.), 자료제공 : 국사편찬위원회

 

우리 우리 설날은

우리의 최대 명절 설날은 음력으로 한 해가 시작되는 첫 달 첫 아침을 맞는 날입니다.

설날 아침에는 차례상에 떡국을 올리고 차례를 지낸 다음 세배를 하고 인사를 나눕니다.

또한, 설날은 뿔뿔히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설레는 날이지요.

설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양해광 기증, 경상남도기록원 소장)

 

설날 각 가정은 정성을 다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가족과 친지들은 세배와 덕담 등으로 한해의 건강과 무사를 기원합니다.

검동이(동광 제10호, 1927.2.1, 자료제공 : 국사편찬위원회)

 

설날을 대비하는  자세

모든 가족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설을 보내기 위해 관공서에서는 설날 연휴가 시작되기 전 여러 공사 현장과 사업장에 특별 점검 지시가 내려지고 체불임금이 없도록 점검하기도 합니다.

 

 자료제공 : 경상남도기록원 소장 

자료제공 : 경상남도기록원 소장 
 

또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묘지 등에는 설날 맞이 묘지 환경 정비 및 묘지까지 수송안전 대책이 수립되기도 하지요 

 

음력설은 공휴일이 아니었다?

설날을 기다리는 가장 큰 이유, 뭐니 뭐니 해도 긴 연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지만 음력설은 일제강점기 폐지되어야 하는 구습이란 의미로 구정(舊正)으로 불렸으며 공휴일이 아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태양력에 맞게 양력설을 지낼 것을 강요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본인들은 음력설을 지내는 조선인은 불령선인(不逞鮮人)*으로 몰아 탄압하였습니다.

* 불령선인(不逞鮮人) : 일본이 조선인 중 자신들의 명령 및 지도를 따르지 않고 저항 및 반항하는 조선인들을 지목하여 만든 용어

현재 잠칭정부 代議士이며 조선인 공산당의 수령인 呂運亨213(음력 정월 설날) 오전 10시 잠칭정부의 간부 및 지명인사들 십수 명을 자택에 초대하여 주연을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여는 일동에게 主義 수행에 대해 일장 선전적 인사를 한 후 일동과 잡담을 교화하고 환호리에 대한독립만세, 3인터내셔널 만세, 대한독립임시정부 만세를 삼창하고 오후 1시 산회하였음.  [불령선인단의 음력 정월 주연에 관한 건, (1926.2.20.대한민국임시정부자료집, 자료제공 : 국사편찬위원회)]

 

설날에 하던 모든 행사를 양력설에 맞출 것을 권유하는 정책들은 광복 후에도 지속되었습니다.

정부는 연호를 서력으로 바꾸면서 양력 11일을 새해의 첫날로 지정해 11일 부터 사흘은 휴무일로 정했지만 음력설에는 하루도 쉬지 못했습니다.

공무원은 물론 민간기업도 그 지침을 따라야 했으며 몰래 차례를 지낼까 봐 휴가나 출장도 보내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음력 과세방지에 관한 건 : 1954년 국무총리비서실에서 총무처로 보내는 문서로, 음력 설날을 강력하게 억제할 것을 담고 있다. 문서에는 음력 설날을 폐습적인 이중과세로 간주하고 시간소비와 물자낭비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자료제공 : 국가기록원)
 

하지만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문화와 관습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듯 사람들은 여전히 구정에 몰래 조상에게 술을 올리고 성묘를 하였습니다. 신정은 일본의 설이고, 음력설이 우리의 진짜 설날이며 음력설을 지내는 국민이 전체의 80%나 되었습니다.

 

음력설준비에밧분사람들(음력 설 준비에 바쁜 사람들) ” (자료제공 : 동아일보, 1922,1.,27.)

 
그리하여 정부는 1985년 음력설을 민속의 날로 지정하고 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하였습니다.
그리고 1989년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음력설을 설날로 개칭하고 력설과 같이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였습니다. 이어서 1991년에는 양력설 휴일을 사흘에서 이틀로, 1999년부터는 하루로 줄였습니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중 개정령안(2) : 1989126일 국무회의에 부의된 안건으로, 민속의 날의 명칭과 공휴 기간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민속의 날' 명칭을 '설날'로 바꾸고, 종전에 하루 공휴일로 하던 것을 3(설날 전날, 설날, 설날 다음날)을 공휴일로 하였다. 양력 설의 공휴기간은 단축하였다. (자료제공 : 국가기록원)
 

 

오늘날  설날 풍경

여러분들은 오늘날 설날 하면 어떤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설날에는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투호 등 여러 민속놀이가 행해졌는데요,

오늘날은 전통적인 놀이를 재현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하고 또 시대변화에 따른 새로운 풍경도 생겨났습니다.

새해에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명절선물을 주고 받기도 하고, 고향에 내려가거나 돌아오는 사람들로 인한 교통정체, 설특집 영화나 프로그램 보기 등 오늘날 설 풍경도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고 알찬 설 연휴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