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은 우리에게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따뜻한 시간입니다.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날도 있고, 부부의 날 등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가 많은 달입니다.

이달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평범함이 한때는 간절하고 깊은 그리움으로 짙어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산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긴 시간 기다림과 그리움 속에 살아온 시간이지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수많은 가족들이 북과 남으로 흩어지고, 그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오랜 세월 얼굴 한번 볼 수도 없이 생이별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산가족찾기’는 그런 아픔을 품고 살아온 이들이 서로를 찾고 다시 만나고자 했던 절박하고도 감동적인 역사입니다.

 

1983년, 당시 방송을 통해 전국적으로 펼쳐진 ‘이산가족찾기 특별 생방송’은 한국 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약 10만 여건의 이산가족 상봉이 접수되었고, 방송은 하루 16시간 이상 수백 건의 사연을 소개하며 온 국민이 이들의 아픔에 함께 울고 함께 응원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수화기를 붙들고 부모님을, 자녀를 형제를 찾는 수많은 사람들의 절절한 목소리는 지금도 우리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이산가족 찾기 기록물에는 이들의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이름 석 자와 마지막 기억, 손에 쥐고 있던 사진 한 장에 의지해 가족을 찾으려 했던 그 간절함은 기록 속에 진하게 배어납니다. 그 기록은 단순한 과거의 자료가 아니라, 시대의 비극과 한 사람의 삶을 증언하는 귀중한 역사입니다.

현재 국가기록원, 방송 아카이브, 경상남도기록원 등에 보존되어 있는 이산가족찾기 기록물은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넵니다.

그리고 아직도 상봉을 기다리는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있다는 현실을 잊지 않게 합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이산가족의 이야기는 단지 전쟁과 분단의 아픔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오늘 누리고 있는 평화와 일상, 그리고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더 깊이 되새기게 합니다.

 

세계기록 유산 이산가족 찾기 기록물이란

 

◆ 등재연도 : 2015년

◆ 소장 및 관리기관 : 한국방송공사(KBS), 국가기록원 등

◆ 주요내용

이산가족 찾기 기록물은 KBS가 1983년 6월 30일 밤 10시 15분부터 11월 14일 새벽 4시까지 방송기간 138일, 방송시간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한 비디오 녹화원본 테이프 463개와, 담당 프로듀서 업무수첩, 이산가족이 직접 작성한 신청서, 일일 방송진행표, 큐시트, 기념음반, 사진 등 20,522건의 기록물을 총칭함

◆ 의의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은 TV라는 매체가 탄생한 이후 최대 규모의 대중의 참여와 접근을 보장한 기록이라는데 역사적 의의가 있으며, 방송 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장기 캠페인이다. 전쟁과 분단을 겪은 나라는 많지만 전쟁의 아픔과 상흔을 TV를 통해 이처럼 가장 처절하게 표현한 프로그램은 <KBS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유일하다. 또한 방송출연자들이 친필로 적은 신청접수 대장과 사연판 등이 원본으로 보관되어 있음.

 

<출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