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기록 풍경 : 시간 속에 멈춘 이름들_ 6.25 전사자 명부

작성일
2025-06-24 16:52:05
작성자
경상남도기록원
조회수 :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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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통지서 ‧ 유족증명서 철

전사통지서 ‧ 유족증명서 철

 

시간 속에 멈춘 이름들 _6.25 전사자 명부

1950625, 한국 전쟁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갈라놓았습니다.

예고없이 시작된 전쟁은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고, 수없이 많은 청춘들을 전장의 앞줄로 향하게 하였습니다.

그 날로부터 75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그들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6.25 전사자 명부를 펼칩니다.

 

6.25 전사자 명부란 무엇인가

6.25 전사자 명부는 1950년부터 1953년까지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전사하거나 실종된 이들의 기록을 정리한 공적 문서입니다.

이 명부에는 전사자의 성명, 군번, 계급, 출신지, 소속부대, 전사일자와 장소 등의 정보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명부는 단순한 사실 기록이 아닙니다.

한 사람의 생애,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오랜 기다림이 응축된 기록입니다.

→ 故 윤흥식 님의 전사통지서 (전사통지서록, 1957, 경상남도함양군 병곡면, 경상남도기록원 소장)

 

→ 故 양재복님의 전사통지서로 전사통지서가 대부분 전사자의 인적사항과 전사일자, 장소 등이 기재되나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하고 전사자의 공훈을 드높이는 편지 형식으로 작성하기도 하였음   (전사통지서록, 1957, 경상남도함양군 병곡면, 경상남도기록원 소장)

 
기록의 무게, 이름의 의미

명부 속 한 줄의 이름은 너무나 간결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어떤 이병은 입대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 당일 전사하였으며

→ 故 김종득 님의 전사 통지서 로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발발하자 전사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음 (전사통보서, 양산군, 1951, 경상남도기록원 소장)

 

어떤 이는 생사도 시신도 확인할 수 없어 실종사실이 통지됩니다.

→ 故 오철상 님의 실종통지서 (전사통지서록, 1957, 경상남도함양군 병곡면, 경상남도기록원 소장)

우리가 이 기록을 바라보는 순간,

그들은 단지 과거 속에 굳어버린 사실이 아닌,

오늘 우리의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로 되살아납니다.

 
기록에서 기억으로

6.25 전사자 명부는 여전히 완전하지 않습니다.

기록되지 못한 이름도, 찾지 못한 유해도 있습니다.

우리는 남겨진 기록을 복원하고, 무명의 희생자에게 이름을 기억해 주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한국전쟁 당시 미국 공보원 뉴스 시사통보에 전사통지서가 붙여져 있는 모습 (전사통지서 철, 1980, 합천군,경상남도기록원 소장)

 

우리의 조부모, 이웃, 친척 등 이름도 모른 채 사라졌던 어느 이의 이름이 이 명부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 이름을 찾아 읽고, 되새기고, 기억하는 순간, 그들은 다시 살아있는 역사로 우리 곁에 서게 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 명부 속 이름을 불러주세요

∘ 기록을 열람해주세요

∘ 전쟁을 잊지 마십시오

∘ 우리의 일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마십시오

6.25 전사자 명부는 단지 죽음을 기록한 문서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감사의 기록입니다.

그들의 이름을 다시 부르고, 기억하며, 그들의 희생이 오늘 우리의 일상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함께 되새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