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기록에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주제·특징·지역 등으로 기록물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2월 기록이야기 : 졸업장과 마주한 멈칫의 시간
공중을 향해 던져올린 공이 공중에 잠깐 머무는, 멈칫의 시간
잠시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그 순간은 졸업을 앞둔 2월의 시간과 닮아 있습니다.
1985년 2월의 어느 날 학교 운동장과 교실마다 졸업식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교복 위에 코트를 걸치고, 앞으로의 삶을 아직 선명하게 그리지 못한 채, 졸업장을 받아 들던 청년들 곁으로
그 해, 한 장의 기록이 조용히 놓였습니다.
바로 「실업계 학교 우수 졸업생 공무원 임용 계획」입니다.

당시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은 곧바로 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선이었습니다.
대학 진학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시절, 졸업은 설렘과 함께 막막함을 동반하였습니다.
그런 시기에 국가는 성실하게 기술을 익히고 학교생활을 마친 우수 졸업생들에게
또 하나의 길을 제시합니다.
손으로 익힌 기술과 하루하루 쌓은 성실함이 공공의 자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였습니다.
기록 속에는 추천 기준과 임용 절차가 차분한 문장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행정 문서답게 감정은 드러나지 않지만, 그 문장들 사이에는 분명한 뜻이 담겨 있습니다.
‘잘 해냈다’는 조용한 인정, 그리고 이제는 사회가 그 노력을 받아들이겠다는 응답입니다.
졸업과 동시에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안정된 직업을 넘어
한 사람의 시간이 공식적인 이름을 얻는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흔히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1985년의 이 기록은 그 말이 단지 위로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노을 속으로 솟아오른 공이 잠시 공중에 머문 뒤 다시 땅을 딛고 새로운 움직임을 시작하듯,
기록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망설임, 그 멈칫의 시간까지 담고 있습니다.
경상남도기록원은 청년들의 소중한 멈칫의 시간이 다음 걸음으로 이어지길 응원합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하셨습니다.